주민참여마당

나누면 더욱 커지는 행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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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누면 더욱 커지는 행복
작성자 : 김종진
공개여부 공개
 3년 전 37년간의 교직생활을 마무리하며 은퇴를 하였습니다.
처음에는 마음이 후련한 것 같았으나 점점 마음 한 구석이 휑한 것이 아마도 퇴직후유증이었나 봅니다. 아침이면 일찍 일어나 일터로 나가야만 할 것 같고, 뭔지 모를 공허함 때문에 일손이 잘 잡히지도 않았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에서 학생들에게 실용음악으로 기타와 드럼을 가르쳤던 것이 계기가 되어, 우연히 집 가까운 청소년 수련관에서 드럼을 가르치게 되었습니다.
호기심으로 찾아온 회원은 10명. 어느 누구도 음악을 접해본 적이 없다고 하였습니다.
한 달이 지나자 약간의 걱정과 두려움은 서서히 사라지고 회원들은 슬슬 의욕을 북돋우며 수업에 열정을 보이기 시작했습니다.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3년이라는 세월이 흐르면서 회원은 70명을 넘어섰고, 발표회도 성황리에 마치는 등 드럼교실은 자리를 잡아가기 시작했습니다.
 드럼이라는 악기를 통해서 다양한 직업을 가진 많은 분들을 만날 수 있다는 사실이 즐거웠고, 하루하루 기량이 좋아져가는 회원들을 보면서 마음속의 열정은 점점 더 커져만 갔습니다. 피곤한 몸을 이끌고 교실에 들어왔던 회원들이, 하루의 피로와 생활 속의 스트레스를 시원하게 날려 보내고 집으로 돌아가면서 즐거워하는 모습을 보면서 저 또한 너무 행복했습니다. 내가 가지고 있는 조그만 재능을 다른 사람들에게 나눔으로써 그들을 조금이라도 즐겁고 행복하게 했다고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사실은 그들을 통해서 제가 더 큰 행복과 기쁨을 느끼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는 데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는 않았습니다.
 요즘 우리 사회에서는 기부문화가 서서히 자리를 잡아가고 있는 느낌입니다. 많은 재산을 사회에 기부하는 훌륭한 분들의 이야기가 심심치 않게 들려옵니다. 재산이 아니더라도 우리각자는 다른 사람들에게 나눌 수 있는 것이 많다고 생각합니다. 개개인이 가지고 있는 조그마한 재능을 함께 나눌 때 주는 사람과 받는 사람은 모두 행복을 만끽할 수 있고, 우리 사회는 더 아름답고 희망적인 사회가 될 거라 생각합니다.
 오늘은 또 어떤 음악으로 우리 회원들의 스트레스를 날려 보낼까?  덕분에 요즘 젊은 세대들의 음악도 함께 듣고 즐기면서, 오늘도 저는 즐거운 고민에 빠집니다.
(관련사진 파일첨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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