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자다깨서 우는 아이를 달래서 재우고 나니 이렇게 늦은 시간이 되어버렸네요.

잠은 못자고 계속 뒤척이다가 동대문구청장님께 드릴말씀이 있어 들어왔습니다.


전 동대문구 전농동이 고향인 사람입니다.

전농동에서 전동초등학교 전농여중 휘경여고를 다녔지요.

전농동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첫 직장에 취직했고 결혼도 했습니다.

지금은 직장문제로 인해 다른구에 살고 있지만 머지 않아 아직 부모님과 친구들이 살고 

있는 동대문구로 이사를 가려고 마음먹고 있습니다.


오늘 직장휴가를 맞아 평일날 친정에 가게 되었는데 참 어이없는 얘길 들었습니다.

한창 개보수중이던 주택이 주민의 민원으로 인해 공사가 중지 되었단 소리였어요.
(배봉초등학교 옆 우성아파트 30동 놀이터 윗집)


제가 그 개보수 중이였던 집에 대해 좀 압니다. 

그곳은 제 휘경여고 후배의 집이거든요. 그리고 부모님끼리와도 잘 아시는 관계입니다.

그 집을 처음본 사람들은 <저런곳에서 사람이 살까.. 도대체 어떤 사람이 살고 있을까..>

이렇게 생각하겠지만 그집에서도 사람은 삽니다.

우리랑 똑같이 밥을 먹고 TV를 보고 선거를 하고 근린공원에서 공연을 관람하고 

딸과 사위가 있고 손녀들이 있고 어쩌면 우리보다 더 남을 도와주고 남을 배려하며 

살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렇게 살던 사람들이 몇십년만에 허가를 받아 집을 개보수한다는데 누군가 민원이 

들어왔다며 오늘 공사 중지가 되었다고 합니다.

도대체 어떤 민원이 들어왔기에 공사 중지가 되었을까요?

공사가 이상태로 중지되어 어찌어찌 살다가 이번여름 늦은 태풍이 와서 안그래도 비만오면

비가 세는 집에 천정이라도 무너져서 사람이 다치면 그때 늦은 대책을 세우실 건가요..


구청에서 집을 수리할수 있게 허가가 나왔다며 기뻐 우시는 할머니를 뵙었어요.

뭐가 저렇게나 눈물을 흘리실만큼 고맙고 감사하실까 생각했었는데..

지금 할머니 심정이 어떠실까 생각하니.. 젊은 제가 죄송스럽기만 합니다.


그리고 민원은.. 

참을수 없는 정신적 고통을 주거나 물질적 손해를 입히는 상대에 대해 행정기관에 나의

고충을 전달하는것이지요.. 

누군가가 이번 공사로 인해 정신적인 고통을 받았거나 물직적 손해을 입었을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습니다. 그랬다면 민원신청을 하기전에 공사 담당자를 찾아 한번이라도 대화

를 시도했을테니까요.. 하지만 그런일은 없었다고 합니다.


동대문구청은 민원처리의 기준을 명확히 해주시고

이 사건의 민원인의 편의를 최대한 고려하여 현재 중단된 주택개보수 공사를 하루빨리 

진행 완료 할수 있도록 올바른 대책을 강구해 주시기 바랍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동대문구에서 모두가 조화를 이루며 사는..

나의 계산된 편의보다 남을 배려하는 마음으로 내가 좀더 손해보는..

그런 사람들이 사는 다시 찾고싶은 동대문구가 되길 바래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