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마당

아버지와 새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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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와 새벽
작성자 : 박주안
공개여부 공개
아/버/지/와/새/벽

아슴프레한 새벽이 일어나고
때묻은 옷 소매가 등을 보이며
좁은 마당 한 가운데로 들어선다.
아버지의 동전통에는
수면(睡眠)을 대신한 차가운 동전들이
수리먹은 얼굴로 순서 있게 앉아
호시탐탐 세상으로의 탈출을 기다리고
오물과 매연에 쏠아
솔기가 떨어져 나간 제복에선
아직 식지 않은 밤 공기가 묻어 난다.
그리고 잠시
새벽의 냉기가 팽창한 방안에
불이 당겨지고
아버지의 손길이 닿은 물건들
어둠에서 하나둘 깨어
하루의 폐활량을 늘리는
조용한 소란스러움이 일렁이는 가운데
새벽은
그렇게 아버지와 함께 걸어 들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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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5년 넘게 택시 운전을 하여 우리 삼남매를 키워내신
나의 아버지를 위해...이 글을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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