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마당

우리들의 봄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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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들의 봄은.....
작성자 : 유재옥
공개여부 공개

창으로 들어 오는 햇살이 부드러워 짐을 느낄 땐

나 어릴 때 뛰어 놀던 고향이 그리워 져요.

겨울은 가기 싫어 안간힘을 쓰고 있지만,

봄은 따스함으로 겨울을 녹이며

어느새 우리 마을로 들어와 있었지요.

학교에서 돌아 오면

대문 없는 우리집 마당에서 마루로 올라가지도 않고

휘익~~

가방을 방까지 던져 넣으며

"엄마~~~다녀왔습니다 !!"

소리치곤 대답이 돌아올 겨를도 없이

약수터가 있는 쪽으로 내달았죠.

약속이나 한듯 약수터 앞엔 고만고만한 우리 또래들이

옹기종기 모여 재잘 거리고

따라나온 강아지들은 또 저희끼리 뭐가 신나는지

이리 저리 겅충거리고 있었죠.

다 모였다 싶으면 누가 먼저랄것도 없이

약수터 뒤에 있는 산으로 올라 가기 시작하죠.

올라 가는 길목에선 말바위 라는 전설어린 바위를 만나게 되요.

그러면 바위야 알아듣던지 말던지

바위에 대고 한마디씩 소리를 지르죠.

"야 ~~ 바위야 ~~"

대답 없는 바위를 향해 모두들 한마디씩 던져요.

"에이~~다른 바위랑 똑같으면서...."

능선을 따라 걸으면 우리 키의 몇배가 넘는 바위를 만나고

그 바위 위로 일광욕 하러 나온 뱀도 심심치 않게 만나곤 하죠.

뱀이 자리를 먼저 차지한 날은 그곳을 그냥 지나쳐서 다음 바위를 향해 가는 거예요.

바위를 만나면 모두들 꼭대기로 올라가 마을을 향해 소리 지르죠.

"야~~~~~~~호~~~~~~~~"

마을을 내려다 보면 모두 가물가물 작게 보이지만,

누구네 엄마가 시장에 갔다 오시는지 일하러 나가시는지

다 알아 볼 수 있었어요.

내려 오는 길에는

채 녹지 않은 얼음 밑으로 졸졸졸 흐르는 시냇물 소리가 귀를 간지럽히고

시냇물 옆으로 버들강아지가 하얗게 손을 흔들면

우리들의 손엔 진달래 가지가 한아름 안겨져 있지요.

봉오리가 채 커지기도 전인데 성급한 우리들의 마음엔

곧 피어 오를것 같아 보이기도 했고

그렇게 꺾어다 방 한쪽에 꽂아  놓은 진달래는

그냥 산에 남아있는 진달래보다 꽃소식을 며칠더 빨리 전해 준다는 걸

몇해에 걸친 경험으로 알았기 때문이었어요.

우리들의 봄은 해마다 그렇게 우리곁으로 찾아 왔었는데........

 

유 재 옥

제기2동 122-468

02-967-2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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