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민참여마당

한가위의 정기를 받아 순풍순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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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위의 정기를 받아 순풍순풍^^
작성자 : 윤소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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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가위의 정기를 받아 순풍순풍^^

  10년전 팔월 한가위때 하늘에 떠있던 둥그런 달님은 첫아이 출산을 앞둔 저의 배를 닮아있었습니다. 예정일은 10월 10일경이었고 나이가 어렸던 저는 남편과 친구들과 함께 고수부지로 달맞이를 갔습니다. 달의 정기를 받아 순풍순풍 순산해야한다고 달을 쳐다보며 숨을 들이쉬고 내쉬며 깔깔대고 얼마나 웃었던지요. 치킨에 피자에 맛있는 것도 잔뜩 먹고 재미있게 달구경을 하고 돌아왔답니다.
  그런데 달의 정기를 너무 많이 받아 버린 걸까요? 다음날 오전 10경 양수가 터진겁니다. 병원에 전화를 하니 빨리 오라고 하더군요. 그러나 아직 진통이 없는지라 오랜 산고를 생각하며 느긋하게 이른 점심을 먹고 12시쯤 병원에 씩씩하게 걸어들어갔지요. 간호사들이 의아한 얼굴로 "어떻게 오셨나요?" 하고 묻던 것이 기억납니다.
  진통도 없이 가운으로 갈아입고 가만히 누워만 있으니 답답해진 남편이 지나가던 인턴을 붙잡고 아기가 언제쯤 나오냐고 물었습니다.  그때가 추석연휴인지라 제 담당의사는 물론이고 거의 모든 의사선생님들께서 병원에 안 계셨거든요. 그 인턴이 초산이라 내일 오전에나 나올거라고 해서 우린 모두 겁먹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한가위의 정기는 역시나 우리를 실망시키지 않았습니다. 오후 6시가 넘어서자 진통이 오기시작해서 집으로 잠시 쉬러 들어간 남편을 다시 나오게 만들었습니다. 힘을 너무 잘 준다고, 아무래도 초산이 아닌 것 같다고 수군거리는 인턴들이 얄미웠지만 진통이 잦아들어 그저 엄마야 소리만 지를 수밖에 없었지요.
  그리고 진통이 온후 3시간 30여분만에 거뜬하게(^^:) 옥동자를 순산했습니다. 3.31kg의 아기는 건강했고 저도 건강해서 참 감사했고 그 아기가 지금은 10살이 되었습니다. 아직까지 한 번도 사고나 입원따위 없이 건강하게 잘 자라주어서 더 감사하구요. 어때요? 이만하면 한가위의 정기가 대단한 것 같지 않습니까?
 덧붙여 둘째아들은 1시간여만에 4kg의 무게로 형처럼 예정일을 앞당겨 순풍순풍 잘 나와주었답니다.*^__^*

답십리4동 윤소진 (2242-3901 , 018-414-09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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