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대문구

사랑을 담은 통돌이 세탁기 (희망소원들어주기)

제게는 신장투석으로 힘든 생활을 하고 있는 결연자 어르신 한 분이 계십니다. 그 분께 한 가지 고민이 있었는데 10년 이상 사용해서 빨래를 할 때마다 소음이 심한 10kg짜리 통돌이 세탁기였습니다.

언젠가 여름에 가정방문을 드렸을 때 한창 세탁기로 빨래를 하고 계셨는데 세탁기 안에 세탁통이 계속 겉돌아 안에서 부딪치는 소리가 심하게 났습니다. 소음이 너무 심해 가까이서도 어르신과 서로 대화가 안 될 정도여서 어르신과 대화할 때는 잠시 세탁기를 멈춰야 할 정도였습니다. 어르신께서는 위아래 집에 미안하다며 세탁기 소음으로 인한 민원이 들어오지는 않을까 노심초사하셨습니다. 그래서 밤에는 빨래를 못하고 낮에만 세탁기를 돌린다고 하셨습니다.

그 후로부터 얼마 지나지 않아 구청 보듬누리팀으로부터 결연자 희망소원 들어주기 사업 신청을 받는다는 소식을 접하고 바로 어르신 댁을 방문해 세탁기를 교체하시는 게 어떨지에 대해 여쭤보았습니다. 어르신께서는 그동안 세탁기를 조심스럽게 사용해왔는데 이제는 밤에도 이불빨래를 할 수 있겠다며 어린 아이처럼 좋아하셨습니다. 기왕 바꿔드리는 김에 기존 10kg 용량에서 겨울이불빨래도 가능한 12kg 이상 세탁기로 바꿔드리기로 하고 어르신이 좋아하실 모습을 상상하며 희망에 부풀어 결연자 희망소원 들어주기 추천서를 작성해 제출했습니다.

그 후로부터 몇 주 후 구청 복지정책과 보듬누리 팀에서 최종 지원대상자로 선정되었다는 연락메일을 받고 그 자리에서 바로 어르신께 전화를 드려 기쁨을 나누었던 기억이 납니다. 평소에 정도 많고 친절하셔서 찾아뵐 때마다 맛있는 음식도 해주시는 고마운 분이신데, 과거에 성동구에서 결식아동과 노인분들에게 식사 대접 등의 봉사로 봉사상을 수상하신 경력도 있으신 분이라 타인에게 베풀면 그 베푼 만큼 보답으로 돌아온다는 것도 느낄 수 있게 해드릴 수 있어서 여러모로 보람된 경험이었습니다.

이 자리를 빌어 결연자 어르신께 세탁기를 지원하기 위해 힘든 여건 속에서도 여러 방면으로 노력해주신 복지정책과 보듬누리팀 모든 분들에게 진심으로 감사드리며 보듬누리가 동대문구의 자랑할 만한 대표 복지브랜드인 만큼 앞으로도 서울시 다른 자치구로도 보듬누리의 바람이 크게 확산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