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야별정보

보도/미담

쓰레기 더미 속, 하나의 희망을 찾아서
분야별정보 > 복지 > 보듬누리 > 알림마당 > 보도/미담 상세보기 - 제목, 담당부서, 동, 작성일, 내용, 첨부파일 정보 제공
쓰레기 더미 속, 하나의 희망을 찾아서
작성일 :
청량리동

쓰레기더미 속, 하나의 희망을 찾아서...

2017년 1월말 추운 겨울, 조건부과제외(간병) 사실조사 확인 차 가정방문을 위해 수차례 전화를 드렸으나 전화도 잘 받지 않던 조00님. 겨우 연락이 닿아 가정방문을 간 조00님의 집은 놀라움의 연속이었다. 우선 그 많은 쓰레기더미와 그 속에서 해맑게 웃고 계시던 모 김00님의 행색. 그 주변으로 유통기한을 알 수 없는 음료와 식품, 약봉지들이 뜨거운 방바닥에 널려있었고, 부엌도 제 기능을 하기 힘들 정도로 다른 물건들로 쌓여있는 상태였다.

김00님은 86세의 정신3급, 뇌병변3급 장애를 가지고 있는 어르신으로 다른 사람의 돌봄이 필요한 상태라 딸 조00님의 간병을 받으며 함께 지내고 있는 상황이었다.

따님 조00님께 이런 집안에서 모를 돌보는 것은 간병을 하고 있다고 보기 힘들다고 수차례 말씀 드렸지만 돌아오는 대답은, 집안의 구조가 나빠 장롱을 들일 수 없어 수납공간 부족으로 물건을 쌓아 놓을 수밖에 없다는 것과 자신도 건강이 안 좋아(어깨 통증과 조울증) 어쩔 수 없었다는 답변뿐이었다. 집 청소 서비스 연계해 드린다고 했으나 본인이 버리려고 쌓아 놓은 짐들이라 곧 치울 예정이라며 싫다고 하셨고, 모의 장기요양등급 신청하여 요양보호사와 함께 돌보는 것은 어떻겠냐는 물음에도 본인이 혼자 모를 돌보겠다며 거부하였다. 처음엔 이해가지 않던 조00님 행동이 어느 순간, 수 십 년 장애를 가진 모를 돌보고 있는 본인의 힘든 환경에 의해 무기력감에 빠져 이런 상황으로까지 이르게 되었을 거란 생각이 들었다. 조00님에 대한 이해의 감정이 싹트며 이 가구에 조금이나마 도움을 주고 싶다는 마음을 품게 되었다.

사례회의를 통해 일 년이라는 기한을 잡고 천천히 일상생활관리 및 김00, 조00님의 건강관리 계획을 잡았다. 우리가 집안을 정리해 주어도 본인 스스로 관리하지 않으면 다시 그 상태로 돌아갈 수 있으므로 먼저 스스로 집 청소를 할 수 있게 조00님을 지지하고 독려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우선 자주 가정방문을 가서 청소 상태를 확인하고, 방문 시 동방문간호사와 동행하여 두 분의 건강상태를 체크하곤 하였다. 자주 찾아뵙고 많은 얘기를 나누다 보니 라포가 형성, 연락도 잘 안되고 가정방문도 거부하던 횟수가 줄어들면서 집도 조금씩 정리가 되어 나갔다. 6월쯤 되니 조00님이 먼저 어떤 것을 버리고 정리해야할지 잘 모르겠다고 말씀해주셔서 그럼 단체 연결하여 함께 청소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하니 흔쾌히 동의해주셨고 또한 정신건강복지센터와의 상담도 받겠다고 하셔서 상담연계까지 함께 진행하게 되었다.

조00님이 동주민센터의 개입에 호의적으로 변화한 시점에 체계적으로 지원계획을 잡기위해 동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과 동대문구정신건강복지센터, 구청 복지정책과 통합사례관리 담당자들이 참석한 동단위 통합사례회의를 열었다. 일생생활관리는 동주민센터에서, 김00님의 건강 및 위생관리는 동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조00님의 건강관리는 동대문정신건강복지센터에서 하는 것으로 서비스 제공기관을 나누고 일을 진행해나갔다. 집안 정리에 필요한 장롱이나 서랍장, 식품위생에 필요한 냉장고도 동사례관리사업비로 지원하고, 우선 한 번에 무리하게 청소하는 것보다 본인이 청소에 참여하고 있다는 느낌을 받을 수 있도록 1차 동대문장애인종합복지관 직원 및 자원봉사자들과 함께, 2차 청소는 우리동네돌봄단원들과 함께 1차와 2차에 나눠 청소를 실시하였다. 또한 우리동 이미용서비스사업에 김00님이 후원받아 항상 찾아뵈면 얘기를 하시던 ‘머리 염색을 하고 싶다’는 꿈도 이루셨다. 주변 환경이 깨끗해져 얼굴빛도 환해진 대상자들을 보며 그들을 완벽하게 이해할 수 없어도 온전하게 도움을 주는 것이 우리 복지플래너의 사명이라는 생각을 하게 되었다.

그러나 아직 갈 길이 멀다. 아직 모 김00님의 장기요양등급 신청을 거부하고 계시고 조00님은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은 받고 있으나 정신과 약물치료는 거부하고 있다. 그래도 이 가구에 많은 도움을 주시는 기관들과 본인 스스로 변화하려는 작은 의지가 하나의 희망이 되어 점진적 변화를 가져 오리라 믿고 있다.

첨부파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