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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여성) 명의 재산없다” 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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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여성) 명의 재산없다” 42%
작성자 : 김재석 작성일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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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명의 재산없다” 42%

[서울신문]‘남성 박사학위 소지자 여성의 5배, 남성 급여 여성의 1.6배, 재산 없는 여성은 남성의 7배….’

2006년 서울 여성의 현주소이다. 남녀평등 시대라지만 여성의 가난은 요람에서부터 무덤까지 이어지고 있다. 경제적인 측면의 남녀차별은 여전하다는 것이다.

(재)서울여성이 15일 발간한 ‘2006 통계로 보는 서울여성’에 따르면 여성은 평생 남성보다 궁핍하게 살아가며, 나이가 들수록 그 정도는 심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여성의 41.8%가 본인명의 재산이 없었다.65세가 넘으면 23%가 월평균 소득이 아예 없어진다. 이는 70대의 노동으로 이어졌다.

우리나라 30∼40대 여성의 경제활동은 최고 65.5%로 독일(81.9%), 미국(78.2)에 못미치지만 70대는 22.8%로 독일(1.5%), 일본(12%)을 크게 웃돌았다.

16.6% 부모 반대로 학교 못가

여덟살 딸과 여섯살 아들을 둔 김인숙(가명·36)씨는 고민에 빠졌다. 얼마 전까지 딸의 바람대로 피아노, 무용, 영어를 가르쳤지만, 아들이 커가면서 사교육비 부담이 늘어났기 때문이다.

평소 가깝게 지내던 동네 아줌마들에게 조언을 구했다. 놀랍게도 다들 “아들을 가르쳐야지, 무슨 말이냐.”며 딸의 사교육비를 줄이라고 했다.“학교 다닐 때 공부 못하던 애들도 남편 잘 만나서 나보다 잘 살아. 여자는 남자 만나기 나름이야.”한 아줌마의 말에 다들 고개를 끄덕였다. 여성의 16.6%가 부모의 반대로 교육을 포기했다. 같은 이유로 교육 기회를 놓친 남성은 2.4%에 불과했다.

여성 임금, 남성의 64%

취업에서도 경제적 소외는 계속된다. 다국적기업에 다니는 김숙희(가명·29)씨는 회식자리에서 재테크 얘기를 하다가 남자 신입사원 연봉이 자신보다 많다는 것을 알았다.

2005년 상반기 여성의 월평균 임금은 189만 8000원으로 남성(294만6000원)의 64.1%에 그쳤다. 게다가 여성근로자의 64.1%가 임시 및 일용근로자로 일했다.

30대 경제활동 감소

우리나라 여성의 경제활동에 최대 걸림돌은 육아 문제로 나타났다. 남성의 경제활동은 꾸준히 늘어나다가 35∼39세에 정점(93.4%)을 이루는 종(鍾) 형태지만, 여성은 25∼29세에 높았다가(63.9%) 낮아진 뒤 40∼44세(65.5%)에 정점을 이루는 M자형을 그렸다. 반면 독일과 미국의 여성은 남성처럼 40∼49세에 경제 활동을 가장 활발히 했다.

중소기업에서 일하던 김미희(가명·31)씨는 지난해 직장을 그만뒀다.100일도 안 된 아이를 맡길 곳이 없었기 때문이다. 보육시절에 갓난아이를 맡기면 큰일난다고 주위에서 걱정하고, 양가 부모도 선뜻 도와주지 않았다. 육아휴직제를 신청하려 하자 회사가 펄쩍 뛰었다.“출산 휴가로 업무 공백이 생겼는데 육아휴직까지 챙기면 어쩌냐.”면서 “직업의식이 부족하다.”고 질책했다. 결국 회사에 사표를 냈지만, 경력단절로 다시 일할 수 있을지 걱정이다.

여성 38% ‘본인명의 재산 1개뿐´


나이가 들면서 여성의 경제적 소외는 더욱 심해졌다. 서울 삼성동에 사는 박은아(가명·40)씨는 결혼 10년 만에 어렵게 내집을 마련했다. 하지만 남편 명의다. 공동명의 운을 뗐다가 핀잔만 들었다.“당신이 집에서 하는 일이 뭐 대단하다고…. 어디다 다른 남자 숨겨놓고 명의 바꾸면 이혼하려고?”

억지를 부리는 남편과 싸우기 싫어 박씨는 공동명의를 포기했다. 그러나 10년간 온갖 집안일과 자녀양육을 도맡았는데 아무 것도 남지 않은 것 같아 허탈하다. 박씨처럼 본인 명의의 재산이 없는 여성이 41.8%나 된다. 남성이 6.1%인 것과는 대조적이다. 본인명의 재산이 1개 있는 여성이 38.5%,2개가 14.6%,3개가 4.1%였다. 남성은 3개(33.6%)가 가장 많았고 2개(30.8%),1개(13.7%),4개(13.3%) 순이었다.

65세 이상 여성 23% “소득없다”

여성빈곤의 절정은 고령 여성으로 조사됐다.

65세 이상 인구의 23%가 월평균 소득이 아예 없었고 44.6%가 50만원 미만,17.7%가 50만∼100만원으로 나타났다. 소득이 없는 남성은 9.5%,50만원 미만은 28.9%로 빈곤이 덜했다.

이문동에 사는 서금자(가명·62)씨는 한달 생활비가 50만원이다. 대기업 임원으로 퇴직한 남편의 통장에 국민연금과 상가 임대료가 들어오지만 남편이 경제권을 쥐고 있어 서씨에게는 그림의 떡이다.

지난해 국민연금 수급자 현황을 살펴 보면 여성은 전체(31만 3981명)의 37.5%(11만 7666명)로 남성(62.5%·19만 6315명)에 훨씬 못미쳤다. 국민연금을 덜 받다 보니 60세 이상 여성 50.9%가 자녀나 친척을 통해 생활비를 마련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재)서울여성은 지난 2002년 1월 서울시가 출연해 설립한 비영리법인으로 여성의 사회참여와 양성평등문화 확산을 목표로 다양한 사업을 펼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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