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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숲 여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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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춘’ 숲 여행
작성자 : 홍윤기 작성일 : 조회 : 944
 ‘청춘’ 숲 여행
‘청춘’이라는 단어가 ‘사랑’이라는 단어보다 더 가슴 설레게 할 줄은 모르고 살아온 세월이다. 사랑은 아니더라도 청춘이고 싶다는 생각이 필자만의 이룰 수 없는 소망일까? 꿈꾼다고 해서 누가 탓하랴 실버들은 그렇게 ‘청춘’이기를 꿈꾸며 오늘을 산다. 다만 입 밖으로 내놓고 말하지 않을 뿐이다. 남의 눈치를 볼 만큼은 살았으니 말이다. 

 지난 11월2일 동대문구청 ‘노인 청소년과’에서는 청춘이기를 소망하는 관내 어르신들을 위하여 이른바 <‘청춘’숲 여행>을 기획했다.  목적지는 서울에서 약 한 시간 거리의 경기도 가평군 유명산 ‘자연휴양림’이다. 필자를 비롯한 오승훈 기자, 차명환 기자는 동행취재라는 막중한(?)임무를 띄고 이 여행에 동참하게 되었다. 집결시간이 08:40분이었지만 늘 그렇듯 20분 정도 먼저 도착해서 출발 하는 모습을 메모하며 일행을 기다린다. 해외여행은 아니지만 대상이 젊은이들 보다 순발력이 떨어지는 노인들이라는 점을 고려해서 주최 측에서는 일일이 명단을 대조해서 차량을 정해 준다. 다른 행사도 마찬가지이지만 노인들이나 아동들을 대상으로 하는 행사는 ‘안전’이 최우선이다. 세 대의 버스 정면에‘청춘 숲 여행’이라는 글자가 정겹다. 

 각 버스에는 안전과 노인들을 도와 줄 자연봉사자들이 함께 탑승하고 주최측 담당자도 배치되어 안전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이 눈에 띈다. 인원이 모두 탑승했을 무렵 유덕열 구청장이 차에 올라 “즐거운 여행으로 더 많이 젊어져서 돌아오시라”고 인사를 한다. 자연봉사자들로부터 푸짐한 간식보따리를 받아들고 차량은 회색빛 거리를 미끄러지듯 벗어나간다. 서울을 벗어날 즈음이면, 일반 관광버스는 차량이 먼저 춤추기 마련인데 오늘의 차량은 분명히 새 차인데도 불구하고 탐승객을 닮아 점잖다. 자원봉사자가 흥을 돋우기 위해 마이크를 잡았지만 이 점잖은(?)승객들은 웃음조차 인색하다. 게임을 하던지 노래를 하자는 제안에도 그저 묵묵부답이다. 참 재미없는 일행이다. 그래도 명색이‘청춘’여행이 아닌가? ‘靑春’이라는 단어가 무색하다. 하늘에 짙은 구름이 끼어서인가? 

 비가 오리라던 일기예보와는 다르게 구름은 다소 끼었지만 비는 뿌리지 않았다. 상전(桑田)이 벽해(碧海)된 듯 버스 안의 풍경과는 다르게 시원하게 뚫린 도로는 매일을 젊어지는 듯 시원하고 상쾌하다. 그렇게 젊은 도로를 뚫고 달리던 버스는 유명산에 도착 한다. 화장실을 다녀온 일행은 버스별로 팀을 이루어 ‘숲 해설가’의 안내로 자연 휴양림을 돌아본다. 제대로 하나하나 모두 돌아보기엔 시간이 부족하고 또 노인들의 안전을 고려해서 가볍게 돌아보는 코스로 길을 잡는다. 그것만으로 가을의 정취를 느끼기에 부족함이 없다. 비단 같은 단풍들이 금방이라도 닿는 손길을 물들일 것 같은 오묘함이라니. 

 위대한 대자연의 섭리 앞에 백년도 못사는 인간은 어찌 늙음을 비교할까? 저 숲속에서 인간은 어쩔 수 없는 젊음이어야 했다. 저 나무들의 고요한 숨소리는 이미 만세의 이치를 통달한 고요함이다. 그들조차 늙지 않았다고 초연한데 하물며 인간이 어찌 늙고 젊음을 논할 수 있을까? 목공에 경험을 하기위해 퍼즐을 짜 맞추는 시간을 보내고, 버섯전골을 중심으로 점심을 마친 후 잠시 쉬었다가 귀경길에 오른다.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지만 오늘 참석자 모두들에게 자연이 보이지 않게 내려준 선물만큼 젊어진 하루가 되었을 것이라고 믿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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